영농조합법인의 증자, 수십억 증여세 쟁점을 어떻게 넘었나 — 출자좌 평가와 절차 선택
※ 안내 — 본 글은 특정 의뢰인을 식별할 수 없도록 일반화한 사례 소개이며, 일반적 정보 제공을 위한 것으로 특정 사안에 대한 세무·법률자문이 아닙니다. 결론은 개별 사실관계와 정관·자산구조, 절차 선택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어느 영농조합법인이 신규 조합원을 맞으며 1좌 액면가로 증자를 한다. 들어온 출자금은 소액이다. 그런데 과세관청은 이 증자를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39조의 '신주 저가발행에 따른 증여이익'으로 보고, 수십억 원대의 증여세를 검토한다. 소액의 출자와 수십억 원의 과세 사이, 이 간극은 어디서 비롯되며 또 어떻게 메워지는가.
1. 사안의 얼개
영농조합법인이 신규 조합원을 받아들이면서 1좌당 액면가로 유상증자를 하였다. 과세관청은 증자 당시 출자좌의 '시가'가 액면가를 크게 초과한다고 보아, 신규 조합원들이 시가보다 낮은 값에 신주를 인수하여 증여이익을 얻었다고 보았다(상증법 제39조). 검토된 증여세는 가산세를 포함해 수십억 원대에 이르렀고, 그 부담은 법인이 아니라 증자에 참여한 개인들에게 돌아가는 구조였다.
결국 사안은 하나의 질문으로 좁혀진다. 그 출자좌 1좌의 '시가'는 정말 액면가를 넘는가.
2. 쟁점 — 출자좌 1좌의 '시가'
가. 영농조합법인 출자좌는 '주식'과 다르다
영농조합법인은 「농어업경영체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설립되는 법인으로, 그 운영에는 민법상 조합에 관한 규정이 준용되는 인적 결합적 성격을 가진다. 그래서 그 출자좌는 상법상 주식회사의 주식과 법적 성질을 달리하는 '조합지분'으로 평가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유력하게 성립할 수 있고, 정관상 환불·분배의 제한이 그 실현가치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가 관건이 된다.
대법원은 조합에서 탈퇴하는 조합원의 지분 환급과 관련하여, 원칙적으로 조합재산의 실질적 가치를 기준으로 그 지분에 해당하는 부분을 계산하되 그 구체적 내용은 정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취지로 판시해 왔다(대법원 2007. 2. 8. 선고 2005다39815 판결 등). 이 법리를 출자좌 평가에 옮겨 보면, 시가의 기초는 법인의 명목 순자산 전체가 아니라 정관이 정한 환불·분배 구조에 따라 보유자가 실제로 실현할 수 있는 부분이 된다. 정관이 적립금 등을 탈퇴·제명 시 환불 대상에서 제외한다면, 통상적인 국면에서 출자좌의 실현가치는 출자액 수준에 머물 수 있다.
나. 장부에 있다고 모두 '그 법인의 자산'은 아니다
두 번째 논거는 자산의 '실질 귀속'이다. 대법원은 비상장주식 평가와 관련하여 **"법인이 대차대조표상 자산으로 계상하고 있더라도 그것이 형식적인 것에 불과하다면 자산에 포함시킬 수 없다"**고 판시한 바 있다(대법원 1996. 5. 10. 선고 95누5301 판결). 평가의 기초는 장부가 아니라 '실질'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평가의 기초가 되는 자산 가운데 그 실질 귀속에 다툼의 여지가 있는 것이 있다면, 그 자산은 실질에 맞추어 평가에서 조정될 수 있다. 외관과 실질의 괴리가 있는 자산이 평가에 영향을 줄 때, 바로 이 지점이 결과를 가른다.
3. 또 하나의 승부처 — '조사중지'를 받지 않다
이 사건의 실무적 백미는 법리가 아니라 절차의 선택에 있었다. 조사 과정에서 과세관청은 관련 사정이 정리될 때까지 조사중지를 두는 방안을 제시하였다. 결론을 미루는 이 길은 얼핏 양측 모두에게 안전해 보인다.
그러나 조사중지는 공짜가 아니다. 무신고에 따른 납부지연가산세는 조사중지 기간에도 매일 쌓이고, 사건은 수년간 미결로 묶인다. 납세자로서는 거액의 잠재적 채무를 짊어진 채 시한폭탄을 안고 있는 것과 다르지 않다. 이에 납세자 측은 조사중지를 받지 않고, 과세 전 단계에서 본안(절차를 미루지 않고 사건의 옳고 그름 자체에 대한 판단을 받는 것)을 정면으로 구하는 길을 택하였다.
본안 논거는 평가 법리에 더하여 두 가지를 함께 짚었다. 첫째, 부과 대상이 담세력(세금을 실제로 감당할 경제적 능력)이 충분하지 않은 개인들이라는 점. 둘째, 사후의 구제수단은 시차와 회복불능성 때문에 실효적이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일단 과세하고 나중에 바로잡으라'는 논리가, 현실에서는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전제한다는 지적이었다.
4. 결과
과세 전 본안 판단 절차에서, 사안은 상증법 제39조의 과세요건을 충족하지 않는 것으로 판단되어 과세되지 않는 것으로 종결되었다. 검토되던 수십억 원의 증여세는 부과되지 않았다. 다만 이는 개별 사안의 사실관계에 대한 판단으로, 동일한 결론이 늘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5. 이 사례가 남긴 교훈
- 영농조합법인 출자좌는 주식과 평가의 결이 다르다. 조합지분으로서, 정관이 정한 환불·분배 구조에 따라 보유자가 실제 실현할 수 있는 가치가 기준이 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성립할 수 있다. 명목 순자산을 그대로 지분비율로 환산하는 접근은 출발부터 어긋날 수 있다.
- '장부상 자산'과 '실질 귀속'을 구분하라. 외관과 실질의 괴리가 큰 자산이 평가에 큰 비중을 차지할 때, 95누5301의 실질 귀속 법리가 결과를 가른다. 세액을 다투기 전에 '평가의 기초' 자체를 다투는 것이 더 근본적일 수 있다.
- '조사중지'가 항상 최선은 아니다. 관련 사정의 정리를 기다리는 조사중지는 편안해 보이지만, 가산세가 계속 쌓이고 사건이 장기 미결로 묶인다. 담세력과 구제수단의 실효성을 함께 제시하며 본안 판단을 정면으로 구하는 선택이 더 나을 수 있다.
- 시간에는 비용이 있다. 가산세와 징수는 다투는 동안에도 멈추지 않는다. 어떤 절차를 택할지는 법리뿐 아니라 '시간의 값'까지 계산해 결정해야 한다.
이 사건은 영농조합이라는 특수한 외피를 썼지만, 그 안의 원리 — 무엇을 평가의 기초로 삼을 것인가, 어떤 절차로 다툴 것인가 — 는 비상장주식·지분 평가와 증여세·상속세 전반에 공통된다. 때로는 가장 안전해 보이는 길(조사중지)이 가장 비싼 길이고, 가장 부담스러워 보이는 길(본안 정면 대응)이 가장 깨끗한 결말로 이어진다.
회계법인 베율은 증여세·상속세, 비상장주식·지분 평가, 세무조사 대응 및 불복 자문을 수행합니다. 유사한 쟁점으로 고민 중이시라면, 초기 사실관계에 대한 진단만으로도 방향이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편하게 문의해 주십시오.
회계법인 베율 6본부 조현진 회계사